의무와 책임만 있고 재미는 잃어버린, 이 시대 남자들을 위한 심리에세이
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니? 일견 부부관계에 대한 책 혹은 무모한 남자들의 로망에 대한 책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. 이 책은 ‘재미는 창조다’라는 키워드로 SERI CEO, 월간조선, 신동아 등에 절찬리에 연재되었던 김정운 교수의 칼럼을 새롭게 재구성한 책이다. 어느 순간까지는 ‘무작정’ 달려온 남자들, 그들이 왜 어느 순간 자아를 상실한 느낌이 드는지, 권위와 의무감에 탈출구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드는지, 어디서도 지친 영혼을 뉘일 곳을 찾지 못하게 되는지, 그것에 대한 ‘문화심리학적’ 분석서이기도 하다. 단, 그 방식이 유쾌하다 못해 통렬하다. 남자들의 현실 키워드, 즉 ‘아내’로 대별되는 ‘안정과 로망의 경계’를 저자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독특하게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.
- 재윤 발췌 -
자신에 대해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것은 사는 재미가 없다는 뜻이다. 모여 앉으면 누가 아파트 팔아서 돈 번 이야기나
주고받는 삶은 삶이 아니다. 자기가 찾은 작은 즐거움에 관해 가슴 벅차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삶이 진짜다.
대통령이 어떻고, 국회의원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는 진짜 내 이야기가 아니다. '독수리오형제', 아니 '조류오남매'의
이야기일 뿐이다. 가슴 설레는 나 자신의 이야기로 가득 찬 삶이 진짜 재미있는 삶이다.
내가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의 기준은 아주 간단하다. 하루에 도대체 몇 번 감탄하는가다. 사회적 지위나 부의 여부와 관계 없다. 내가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다 할지라도, 하루 종일 어떠한 감탄도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내 인생이 아니다. 바로 그만두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. 내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그 돈으로 매개된 감탄이 없다면, 그 돈은 내 것이 아니다.
일정 수준의 돈은 필수적이다.
그러나 어떤 한도를 지나치게 되면 돈은 내게 더 이상 감탄을 주지 않는다. 걱정과 불안의 원인이 될 뿐이다. 그러니까 자신에게 필요한 일정 수준의 재산이 넘어가면, 다양한 방식의 기부를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.